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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 영광 모싯잎 떡 원조는 오영임 씨(송현떡집)
31년 역사, 86년 군내버스→93년 매일시장

기사승인 2017.07.12  15: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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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싯잎의 섬유질이 쫄깃함과 풍미 더해”
“수녀님에 의해 전국화, 택배 생기고 불티”

▲모싯잎 떡 원조 오영임 후계자인 아들 이용호 씨. 영임 씨의 송편은 시작 때부터 컸다. 많이 작아졌지만 아직도 다른 떡집에 비하면 훤씬 크다.

31년 전인 1986년. 영광읍 도동리 군내버스 정류장 앞에 떡 장수가 등장했다. 빵도 만들어 팔았다. 땀을 흘리면서도 늘 웃는 얼굴인 넉넉한 아줌마 오순자 씨(65)다. 주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호적은 영임이다. 녹사리에서 태어나 학정리에서 살았다.

학정리 토박이들은 어려서부터 빵과 개떡을 만들어 먹어보라고 주는 순자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 이미 쑥 대신 모싯잎을 넣은 개떡을 만들었다고 한다. 병약한 남편과 병든 시어머니를 부양하며 3남매를 키워야 했다.

어려서부터 즐겨 만들던 것이라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맛이 좋아 장사가 잘 됐다. 어려서 만들던 모싯잎 개떡 대신 송편을 만들었다. 손바닥만큼 컸다. 지금 모시송편보다 서너 배는 됐다. 쑥떡보다 풍미가 좋아 장사가 잘 됐다. 모싯잎 떡 손님이 늘자 빵과 팥죽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모싯잎 떡 전문점 1호 ‘송현떡집’은 이렇게 태어났다.

“백수 답동 석구미 사람들이 모싯잎을 베어 내다 버린다는 말을 들었어라우. 거그 모시가 좋아라우. 천원씩 주고 사다 떡을 만들었지라우.” 지금은 직접 모시 농사를 짓는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영광 모싯잎 떡의 원조가 됐다. “터미널 앞 할머니가 더 먼저라던데?” “거그는 쑥떡이어라우.” 나이 드신 분들께 물었다. 오 씨가 원조라는 증언들이 쏟아졌다. “그집 가면 열 명도 넘는 사람들이 떡을 만드는라 정신이 없었재. 장사가 잘 돼 줄 서서 살 때도 있었어.” “나도 거그서 많이 사 먹었오.”

군내버스 앞에서 7년을 했다. 매일시장 옛 중국학교 앞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24년이 지났다. 큰 아들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한다. 법과대학을 졸업한 작은 아들 용호 씨(42)는 늦게까지 고시 공부를 하다 몇 년 전 어머니의 대를 이어 떡장수가 됐다. 물론 아직은 어머니의 수렴청정이다. 딸 현숙 씨(46)는 법성에서 송현떡집 2호점을 한다. 고생한 순자 씨는 이제 남부럽잖게 산다.

시작할 때 고객은 영광 사람들이었다. 광주 성요셉수녀원 수녀님이 몇 상자씩 사갔다. 광주 지역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점차 전국에 알려졌다. 제주도와 외국에 까지 팔렸다. “택배 생기고부터 장사가 잘 됐지요. IMF때 돈 많이 벌었고요.” 외지 주문이 밀려 떡집을 찾은 손님들이 떡을 사려고 싸울 정도였단다. 양말‧옷‧마후라 등 선물도 많이 받았다고 자랑한다.

떡 자랑을 해보라고 했다. 영광쌀만 쓰고 농약 안한 모시를 쓴단다. 보통 비료를 많이 하며 20일 만에 베기도 하는 데 5주 만에 수확한단다. 농약 없는 친환경 모시다. 섬유질이 주는 쫄깃한 맛과 풍미가 다르단다. 상권이 ‘죽은’곳에 있는 송현떡집은 지금도 택배가 대부분이다. 1만여 명에 달하는 고객 명단이 큰 자산이다.

점포는 아직도 전세다. 주인은 원불교 한약방 김장관 원장. 24년간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단다. 두 분 모두 무던하다.

“군에서 지원도 많이 받았습니까?” “몰라라우.” 기억나는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아들이 군청에서 물어봉게 수입산 동부도 일부 사용한다고 말해 포장기 지원도 못 받았어라우.” 원조 대접이 말이 아니다.

영광모싯잎 떡은 이제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마쳤다. 굴비에 이은 효자 산업이다. 송현떡집 순자 씨는 영광 지역경제에 지대한 공이 있는 인물로 기억돼야 한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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