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초대 내각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유임한다고 밝혔다. 당이 바뀐 정권 교체에도 유임된 첫 사례이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고 새 정부의 철학에 동의했다”며 유임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비상계엄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것이 유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본인 말대로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온몸으로 비상계엄을 반대했어야 하며 사표를 던지고서라도 잘못된 계엄을 막았어야 된다. 내란세력의 청산이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과제임은 두말할 것도 없고 그런 이유로 많은 광장 시민들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계엄 참여의 적극성을 떠나서 국민들이 몰아낸 내란세력의 국무위원을 유임한다는 것은 실용주의와 탕평으로 포장된 잘못된 인사이다. 또한 내란세력 완전청산이라는 광장대선 연합정치의 약속을 첫 시작부터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춥고 긴 겨울 내내 광장에서 한목소리 외쳤던 국민의 목소리와 남태령에서 외쳤던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다시 내란세력을 심는 꼴이 되었으며 내란 농정의 연장선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송장관의 유임은 쉽사리 납득이 되지 않는다. 송미령 장관은 윤석열 정권 시절 국회에서 통과시켰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이른바 ‘농민4법’을 ‘농망4법’이라고 폄훼하며 거부권 행사에 앞장섰던 사람이다. 2024년 11월,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민생 4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키자 장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실용주의 노선에 입각한 것이라고 하지만 내란세력 청산과 실용주의는 별개의 문제이다.
실용주의라는 단어 앞에 내란세력 완전청산이 매몰될 수 없으며 이제와서 농민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분골쇄신하겠다는 송장관의 말은 그저 허울 좋고 얍삽한 말장난으로 보인다.
이제 대통령의 유임 철회와 송미령 장관의 자진 사퇴가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이재명 대통령은 유임을 철회해야 되며 송미령 장관 자신도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으로 자진 사퇴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권교체를 이루어 낸 것은, 오직 추운 겨울 광장에서 외친 국민들의 목소리와 응원봉과 남태령에서 외친 농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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