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의 법칙(法則) 이야기] 바넘 효과 Barnum Effect <38>

이경일 회사원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습관처럼 신수나 토정비결(土亭秘訣)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를 어렵게 보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긴장을 하며 본다.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토정비결을 찾아볼 수 있다. 맞는 것도 있고 얼토당토 않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심리학 용어 중에 바넘 효과가 있다. 일반적이거나 애매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성격묘사를 특정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성향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공감이 갈수 있는 보편적인 말을 자신과 결부시켜 마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인 것처럼 포장하는 이론이다.

이 효과를 체계화시킨 사람은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 1914~2000)이다. 그는 자기 강의를 수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필적을 통해 당사자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포러는 수강생들에게 어떤 말을 제시하고 그것을 글씨로 써서 제출하라고 했다. 그리고 그 글씨를 쓴 것은 보지도 않은 채 그냥 두고 모두 에게 똑같은 피드백 내용을 나눠주었다.

『그대는 타인이 당신을 좋아하길 원하고 타인에게 존경받고 싶어 합니다. 아직 당신은 자신에게는 비판성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고 성격에는 약점이 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이런 결점을 능히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재능이 있으며 당신은 절제능력과 자기 억제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면으로는 걱정과 불안을 가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결단력이 약해 고민을 하기도하고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며 규칙이나 규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하고 붙임성이 있으며 사회성이 좋지만 가끔은 내성적이기도 하며 주의가 깊고 과묵한 부분도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희망사항의 일부는 현실성과 조금 동떨어진 부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피드백을 모든 수강생들에게 나눠주고 자기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보도록 했다. 결과는 평균 4,26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그리고 한 학생에게 자신의 결과지를 큰 소리로 읽도록 했다. 그러자 실험에 참가한 수강생들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똑같은 결과지를 받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포러는 마치 개인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처럼 행동했고, 이 같은 속임수는 기대한 효과로 이어졌다.

심리학자들은 포러의 연구가 ‘학생들이 매우 순진하며 권위 있는 사람이 제공하는 피드백을 필요 이상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또한 학생들이 별 점이나 손금을 비롯한 미신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를 주기위해 이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실제로 그가 학생들에게 나눠준 결과지는 뉴스 가판대에서 팔리는 점성술 책자에서 문구를 보통사람에게 있을만한 것을 뽑아 작성한 것이다.

포러의 연구는 인간의 보편적인 특징과 개별적인 특징사이에서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두 가지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의미가 실려 있다. 포러가 참고한 점성가들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성격에 대한 축적된 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설명을 매우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이야기는 혈액형으로 성격을 분석한다며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것도 포러 효과와 같은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므로 심리학자들은 심리 검사를 실시할 때 검사 결과에 바넘 효과가 최대한 개입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