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4·19 혁명을 잊지 말자

기사승인 2024.04.30  18:49:43

공유
default_news_ad1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시 ‘황무지’의 첫 구절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어버린 땅에서 라일락이 자라도록 한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4월의 봄은 모든 것이 죽어버린 땅에서 생명이 소생한다. 생명은 욕망, 의심, 좌절, 고통과 함께하지만 죽음은 안식이다. 그래서 엘리럿은 죽은 땅에서 다시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4월의 봄이 잔인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영국의 시인이 ‘잔인하다’고 한 4월은 우리에게 어떤 계절인가?

대한민국의 4월은 시인 엘리엇의 4월보다 훨씬 잔인하다. 4·3 제주항쟁 희생자 추념일과 4·19 혁명 기념일이 있어서다. 4·3 제주항쟁은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에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빨치산 조직 진압 과정에서 제주인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공식적인 민간인 희생자 수는 14,442명이라지만 최대 2만 5천~3만 명으로 추정되고 진압군 1,091명이 사망했다지만 훨씬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다.

4·9는 이승만 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항해 일으킨 민주 항쟁이다. 자유당 정권은 3월 15일 실시된 대통령과 부통령 선거에서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사전투표와 개표를 조작했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시작한 ‘위대한’ 시위가 전국민적으로 확대된 혁명이다. 

4월 11일 아침 마산 앞바다에서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으로 떠오른 사실이 부산일보에 보도되면서 학생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 격화됐다. 18일 고려대 학생들이 시위 후 귀교 중 습격당했다. 다음날인 4월 19일 경찰이 대통령 관저인 경무대로 몰려드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자 시위대도 무장,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학생들에 이어 시민들까지 합세한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자 군부도 무력 동원을 거부했다. 결국, 이기붕 부통령 일가가 몰살하고 이승만 대통령이 4월 26일 하야를 발표, 자유당 정권은 무너졌다. 학생들이 일으킨 혁명은 6월 15일 개헌에 이어 참의원과 민의원으로 구성된 새로운 국회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보선이 지명한 장면이 국회 동의를 얻어 민주주의 정권이 탄생했다.

4·19혁명에서 촉구되고 추구된 민주주의 이념과 사회정의의 실현은 한국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최고가치임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는 점만으로도 4·19혁명은 한국 헌정 발전사에 있어 영원불멸의 가치와 의의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미완의 상태에서 5·16 ‘쿠데타’로 탄생한 군사정권에 의해 좌절되었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또 하나의 귀중한 각성과 교훈을 안겨준 계기가 되었다. 

학생들이 흘린 고귀한 피를 바탕으로 민주적이며 국민적 신망 받는 국정과 참다운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는 컸다. 그러나 허약하고 무능한 정부와 취약하기 짝없는 경제·사회적 기반은 5·16 군사 쿠데타를 초래, 16년에 걸친 군부독재의 역사를 썼다. 4·19혁명은 우리의 위대한 역사다. 그런데 점차 잊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4·19 혁명을 잊지 않는 국민적 각성을 촉구한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